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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숙원장의 살림토크

살림이란 살리라는 명사입니다.(생명을 살리는 이야기)
창밖의 어둠속 바다에 등대처럼 반짝이는 무등의 불빛을 보며
관리자
조회수 : 1372022.02.14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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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의 어둠속 바다에 등대처럼 반짝이는 무등의 불빛을 보며, 아이작 펄만이 연주하는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의 아름답고 깊은 선율은 정신을 다시금 정오의 그시간으로 데려간다.

늘 꼬막재에서 지나치기만했던 신선대를 올랐다.

손을 다친후 칠주만의 산행이었다.

스틱이 없는 나름 긴 산행이라 몸도 마음도 긴장이되긴했지만, 이즈음쯤이면 다시 몸을 깨워야할 필요를 스스로 느끼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새벽미사를 다녀와, 국밥을 먹고 김밥과 물 그리고 눈앞에 보여버린 추억의 환타한개와 불량식품 쫀드기하나를 간식 거리로 사서 베낭에 넣고 산장을 향했다.

이미 시간은 9시반을 넘어갔지만 적어도 7시간의 해가 남아있으니, 천천히 어느 코스로든지 올라갈수는 있으리라.

옛길을 따라 서석대를 가고 싶은 마음이 정말 굴뚝같았으나, 저려오는 나의 온전치 못한 왼팔이 참으세요, 스틱도 없고(있으나, 왼손때문에 사용불가하고, 아직 기브스푼지 두주)  아직 윗쪽은 눈이 안녹아 미끄러울것이 예상되니, 위험하다고 외쳐댄다.

여기서 한번 더 넘어져 짚으면 나는 끝이니, '조심' 으로 가닥을 잡고, 오늘은 그냥 즐기는 산행쪽으로 꼬막재를 택해 올랐다.
 
옷을 벗어버린 편백나무숲은 무리지어 있어서인지 부끄럼도 없이 당당하고,
 산속은 새들이 다 어디로 가버렸는지 조용하기만했다.

꼬막재에서 규봉쪽으로 가다보면 왼쪽으로 신선대 오른쪽으로 누에봉 사거리가 나온다.
그 갈대밭평전에 오르면 늘 온화하시고 확 트인 시원함이 있었다.

규봉으로 가는 길에 늘 지나치던 신선대.

사거리에 앉아 환타의 달콤함을 즐기며 눈앞에 펼쳐진 갈대밭길을 보고있자니 서편제와 청산도가 생각났다.

두명의 소리꾼과 고수가 진도아리랑을 부르며  어깨춤추던 아릿한 봄날의 청산도 돌담길...

유튜브를 찾아 듣는 서편제의 진도아리랑에 함께 덩실거리며 신선대에 올랐다.

생각보다 가파르지않아 쉽게 올라가 무등을 동북쪽 옆에서 보니 전혀 다른 모습이 보였다.
정상도 뚜렷하게 앞산처럼 눈앞에 서있었다.

신선대 입석위에서 너른 갈대밭을 보니 가슴이 확 트여 오랫만에 산정에서만 느낄수 있는 거룩함이 있었다.

마침 스마트폰의 바떼리가 스톱되어 온전히 가슴에 안아오는 기쁨도 있었다.
아무것도 의식함없이 그저 그순간에 있음이 큰 기쁨이었다.

그리고는  다시 내려가야한다.

'베토벤의 협주곡이 끝나간다. 나는 다시 처음으로 돌리지않는다.
대신 이번에는 정경화선생님의 베토벤으로 들어본다.'

나는 왔던 길 다시 되돌아가는 회귀성 산행을 매우 싫어하는 사람이라 반대편으로 내려가기로 결정해버렸다.

아마도 무돌길을 걸을때 경험으로보면 신선대가 북산 능선이고 이곳을 지나 장불재코스이니 필경 내려가면 담양가사문학관쪽 평촌마을로 내려가지않을까하는(예전에 평촌마을 누리길을 걸으며 그쪽 안내 팻말에서 신선대 2 .5킬로를 본적이 있다) 기억력만 믿고 초행길을 겁없이 턱허니 선택해 버린것이다.

아, 나의 무모한 선택의 결과는 내려오는 능선길에서 십분이 지나자 바로 반성모드로 바뀌었다.

공제선안의 능선에서 벗어나자, 낙엽으로 덮힌 길들이 헷갈렸고 경사는 급하고 겨울이라 사람들이 안 다녀서 길이 희미하다.
아, 고요한 이 산속에 믿을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다.

빛과 바람과 나무들과 낙엽들  그리고 새소리하나없는 정적안에서 앉아 장작불피우고,끄고, 다시 걷고 바위에 앉기를 몇번하다보니 예전같으면 (젊어서 같으면)  싫어했을 큰길이 반갑게 나타나고 나의 후들거리던 발들이 너무 편하고 안심해한다.
팔부러뜨렸는데, 발까지 부러뜨리면 환자들에게 너무 실망시키지 않을까...

'듣다보니 2악장도 아주 편하다.'

긴장했던 마음도 편해지며 한가하게 걷다보니 평촌마을이 아닌 평내촌마을의 평온한 동니에  닿았다.
무돌길상에 지나친 동네의 속살안에 들어 선것이다.

독수정을 넘어가 만났던 마을.

무돌길을 걷던 그날도 늦어져 큰 길가까지 나와 차를 얻어타고 가사문학관까지 갔었던 기억이 났다.
이 마을하고는 두번째도 차를 얻어 타는 신세가 되었구나.
걸어서 독수정으로 평촌마을까지 가기에는 시간도 몸도 지쳐 있었다.

배추밭에서 일하는 부부에게  잠시 평촌마을까지 차로 데려다줄것을 청해서 도움을 받아 돌아왔다. 너무 감사했다.

'베토벤의 바이올린 협주곡이 끝나고 청중들의 박수소리에는 감동의 소리가 역력하다.
나는 다시 바흐의 샤콘느를 듣기로 결정한다.'

창밖에 무등도 사라지고 별빛도 없는 깊은 밤,
귓속에 울리는 파르티타의 거룩한 선율은 장엄하고 사라져버린 무등위에 반짝이는 저 등대만이 꺼지지않는 불꽃으로 나를 부른다.

이쪽이라고...

이 광활한 우주에 저 등대마저 없었다면 얼마나 쓸쓸했을꼬. . .

반짝 반짝 작은 별
너하나가 나하나.


2022.2.13~14.
B.b 요요,   신선대에 오르다

https://youtu.be/0IvQK_q2u7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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