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5일


바람이 분다

나가수에서 처음 이소라의 노래를 들었을때의 서늘한 감정이 올라오는 토요일 오후,

가자 청산도로 갑자기 예약을하고 길을 나서니

오후1시반.오전 수술등 일상을 뒤로하고

요요마야, 떠나라 봄바다로 . ..

나주 영암월출산을 옆으로돌아 해남을지나 완도로 향한 길에서 잠시 삼십년전에 왔던 완도대교를 지나

완도읍 군내리에가보니 그옛날 추도앞 커피솝도 그대로이다.

그야말로옛날식 다방이 그대로 있었다

여객선 터미날에서 왕복배표(차값과 일인요금포함49000원, 보태기사람하나7800원편도)를 사고 앉아기다리다

심심해서 연 스마트폰에 청산도간다고 동창생밴드에 올렷드니 공무원 친구가 고맙게도 아는 공무원 연락해준다고 해서 미안하고 고맙다.

지도토요일이라 쉴것인데 잠시 미안이 충만하나 고마운 마음으로값자

40분정도 바닷사람행색으로 온갖 폼잡고나니 벌써 청산도 도청항이 보이고 머얼리에 노오란 유채꽃밭이 드문 드문 형광빛으로 밝다

차랑같이 하차하여 서편제로 유명한 고샅길을 올랐다

으메~~

바람이 분다

아리아리랑 쓰리쓰리랑 아라리가났네


으메~~~

바람이부네

태풍 매미보다 더하네

날라가네

바람보단 더 강인한 유채꽃이 흩날리네

아리 아라랑 스리스리랑 아라리가났네


으메~~~

바람이 부네

태풍 볼라벤보다 더하네

날라가네

밀밭에 밀들이 바람결에 비단결처럼 흔들리네

아리아리랑 쓰리쓰리랑 아라리가났네


어린 송화와유봉의 노랫소리와 동호의 북소리가 들리는듯하다

봄날 유채꽃밭사이의 황토길위에 북치고 장구치고 진도아리랑을 부르며 유채꽃보다더 진한 가슴의 한이 바람에 날린다

아리아리랑 쓰리 쓰리랑~~~


바람때문에 정신 나간채

언덕길을 내려와 섬을 한바퀴도는데 느린섬여행학교. 범바위 신흥리해수욕장 진사니몽돌해수욕장 등을 일견하는데 한시간도 채 안걸린다

아주 아담하고 가운데가 분지가 있어 편안한 섬으로 느낌이 아주 좋다


마침내 6시반 지리돌담민박에 도착하니 친절한 주인분 내외가 반갑게 맞이해준다

청산에서 채취한 나물하고 두릅회를 바탕으로한 그야말로 건강밥상에 직접 양식하고 오후에 바다에서 채취했다는 싱싱한 전복회를 참기름장에 찍어 주둥이에 한입하니 열임금이 부럽지 않다

오늘도 다이어트에 실패하지만 어쩔수없다

내일부터 다시 다이어트


저녁후 청산도에대해 주인의 전복양식과 과거 세상사에대해 이야기하다보니 주인언니의 건강검진표 리딩까지하다보니 청산도의 밤은 깊어갔다

내일 아침 새벽 전복채취하러 간다는 말에 귀방끗.!

아자씨..

내일 나쪼까 같이 가믄 안될께라.?

소풍가기전날밤의 기대감으로 꿈같은 잠을 청하다

아! 청산도

서편제의 섬

파도소리대신 어디선가 송화 소리가 들린다

이년아,

가슴을 칼로 저미는 한이 사무쳐야 소리가 나는 벱이여 . ..

아리 아리랑 쓰리쓰리랑 아라리가 났네 ~~~

2014년 4월 6일 새벽 7시 브시시 잠에서 깨자마자 쥔네 혼자 바다에 가불었으믄 어쩐다냐 . . .문열고 나서니

아자씨가 벌써 기다리고있다.

방가 방가!

바쁜 마음에 세수도 안하고 챙겨나가는데 아무래도

어제의 바닷바람이 걱정 아예 바지도 두곱..윗옷도 두개 껴입고 눈사람처럼 빼꼼히 눈내밀고 집을 나섰다

가자, 새벽바다로 전복잡으러,

아니 전복 작업해논것 가질러 가는거. ..

집앞의 작은 지리리포구에서 작은 모터배를 타고

오분정도가니 전복양식가두리 즉 전복들의 아파트가2 ×2미터간격으로 4×10줄이 여러개있다

계산을해보니 100개하는데 약 일억오천정도 원가가들고 일년생부터사년생까지 살고 있단다

또한 이녀석들을 키우는데는 미역괸 다시마여서

다시마양식을 그옆에 따로해야한단다

다행히 다시마는 포자만 뿌려놓으면 자연적으로 자라난다고하니 먹이사슬에대한 공부도 된다

사년된것들은 대부분 일본으로 수출되고 큰 양식집의 전복스테이크 삼년산 횟집 작은것은 전복삼계탕용 등등 으로시집간다고한다

아저씨에게 돈많이 버시라고 했더니 요것이 바다에 있을때는 내것이 아니란다 바다가 언제 어떻게돌지도 모르고 내손에 들어 온돈만

자기것이라는 말에 맞다는 생각 백번 공감하다

물질이라는것이 다 그렇다

내 지갑안에 있는것만 내것일때가 있다

이저씨의 작업을 순간순간 포착하여 사진으로 남기고

이침햇살 가득한 만큼 전복을 싣고서

만선의 기쁨을 뒤로하고 집으로 향하다

당연히 아침은 전복죽하고 납치해온 사년산 전복회 하나.

아! 갯내음과 잘 간이된 전복의 쫄깃함이라니.,

음식솜씨 좋은 절ㅇ은 사모님과 나보다 한살 적은 사장님 두사람은 너무사이가 좋다

어제 든 사람들이 하나 둘 나가고 늦은 아침식사를하고 좁은 마당에 서니 글쎄 로즈마리가 자주빛 보라로 꽃이 피었다.

세상에 지난번 요르단에세 세상처음 로즈마리가 꽃 핀걸보고 감탄햇는데 우리나라 청산도에것은 더 싱싱하고 키도 크다 노란 민들레 매화꽃 벚꽃 이름모를 여러종류의 나무와 꽃들이 한아름이었다

그들의 여유는 사람들 다 배웅후 두닭살부부가 청산도 한바퀴 드라이브후 점심사먹으러 간다는데 있다

열심히 일하고 나머지 시간은 즐기자

이보다 더 멋진 일이 있겠는가

멋진 사람들 지리돌담민박 (김명희사모 010-9145-9989)를 소개한다

민박이지만 가족같고 집도 깨끗하고 친절하고 무엇보다 전복도 싱싱한거 먹고 택배도 가능하다

시세에 따라 다르나 요새는 킬로에 오만원 택배비오천원 물론 나는 택배비 없이 오만원에 좋은것으로 샀다 이글을 보시는분은 청산도가면 이집에서 묵고자도 될것같다

갑자기 만난 인연이지만 꽤 사이가 좋은 진짜닭살부부여서 보기에 좋았다.

9시 반 몇장의 사진과 귀하게 말려 놓은 고구마 말랭이를 선물로 받아 먹으며 다른 날들을 기약하며 어젯밤의 계획대로 슬로길 1번과2번으로

향했다

다시 간 서편제길은 바람도 덜불고 청산도 아짐들이 이것저것 봄나물이며 고사리 끝물이라는 드룹을 팔고 있었다

드릅이랑 불미나리는 나의 봄식이이고 내가 요것들살짝뒤쳐서 초장에 찍어 묵는것을 내인생에

최고의 기쁨인지라 무조건 사서 일단 아짐에게 맡겨두고 한바퀴돌고 와서 다시 가져가기로하고 봄의 왈츠촬영지로향해 출발

아리아리랑 쓰리쓰리랑 아라리가 났네

날씨가 따뜻하니 유채들도 더 살아난다

멀리뵈는 은회색 아침바다와 노오란유채 그리고 파아란 하늘을 배경으로 열심히 사진찍기 바쁘다

우리 언니는 나이가 들면 사진도 안찍고 싶어진단디 나는 아직도 소유의식이 이토록 있는것을 보면

아직도 나이들라믄 멀었다.

옆에서 아줌마들하고 서로 찍어주기 요리쓰쑈..

자 전부 마음속으로 자유를 외침시롱 정말하고자픈대로시작 찰칵. 이 아짐들 시킨대로 잘한다

근디 어디에서 오셨소

광주니다

광주? 나도 광주요 무슨 동?

일곡동,

으잉 나도 . ..

어 현대병원 그 산부인과 선생, 음~~최명숙.?

으메 맞어부렇네 근데 나는 외과입니다

아.! 이 미친 존재감이라니

아 청산도에서 고향사람 그것도 내 이름까지 아는 아짐들. 아이들끼리 알아서 일년에 한번씩 일박이일하면서 놀러오신아짐들

멋진 선그라스에 아웃도어도 멋지고 무엇보다 생각들이 싱싱하고 나를 기억하는 그 스마트함이라니. ..

초분까지 그들과 함께걷다 우리는 중간2코스 사랑길로 빠졌다

초분은 일종의 가묘인데 여러가지 설이있으나 섬인지라 배타고 가족들이 없을때 상이나면 일단 가묘에 이삼년 모셨다 유골을 따로 매장하거나 정월에 사망시 이삼개월후에 장례를 치룬다는데

어떤것인지는 상상에 맡긴다

초분옆에 잠시 앉아 영역표시도하고 비상식량 비스켓먹는데 나의 시선을 잡는 표지막하나 연애바위. 머여 연애바위.?

인류의 공통 호기심인 그 연애.? 사랑.?

그래 사랑은 숲속에서 하는거지 가자 초분옆에서

청냥떨일이 아니지 짙은구멍같은 숲길로 들어서자

사랑길 이름처럼 사랑스럽고 아기자기하다 바다벼랑길로 들어서니 손잡이줄에 나무하트들에 지나가는 사랑(?) 누구나 사연을 적게 주렁주렁 사랑이 널려져 있다 아! 볼펜 내안에는 사랑이 가득한데 그볼펜이 없구나.

바다와 잘 어을 러지 벼랑길은 서로 붙잡고 도우며가는 사랑길 이름 잘붙여 놓았구나

그래 사랑은 함께 하는것.

사랑은 서로 손내미는 것

사랑은 내 안에 하얀 소금

사랑은 그 사람.

머 별 이런 저런 생각하면서 돌아오니 다시 봄의완츠촬영지로 회귀하고 서편제길로 들어서서

어디선가 진짜 소리가 들린다

어쩌구 저쩌구 아리아리랑 쓰리쓰리랑~~

어깨가 들썩인데 참을수있나

한바탕 어깨춤을 춰본다

이년아 송화야

나는 흥으로 춤을추고 너는 한으로 소리를 내야하니

이것이 먼 조화라냐

일체유심조라 나는 그래도 참 다행이다

한없어도 되는 외과의사라

아이고 먼 한~~

송화의 한소리를 뒤로하고 황토길을 내려오니 황소한 마리와 할배가 유채꽃배경으로 퍼포먼스(?) 사진 눌러주고

다시 차타고 청산동중하교를 찾아갔다

라이프크니닉 원장인 류크니스티나의 아버님이 삼사십년전 이곳에 교장선생으로 부임하셔서 자기집 나무들이 시집온 것들이 있을거라고해서 갔더니 옛건물은 사라지고 멋진 건물이 대신 해

느린섬 여행학교 와 그앗여서는 슬로푸드체험관으로해서 부페식 산채비빔밥등을 팔고있었다

류원장 옛날집에서 온 향나무들과 오동나무가 붉게 꽃을 피우고있어 아버님의 사랑과 그리움이 이슬 맺게 한다

부흥리 구들장논도 끝까지 추적해서 가보니 우리조상들의 논에 물대는 지혜와 수고가 존경스럽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닭살부부가 일러준대로 동촌리돌담마을에 들어서니 시골장터가 섰다

담쟁이쉼터식당에서 톳비빔밥(7000원)을 시켜 맛있게 먹고 돌담길을 걸어 동네를 둘러보는데 어느 담장에쓰인 글구가 누에 밟힌다

"꽃한송이 핀것을 경이롭게

열매하나 익은것을 아름답게 보는

마음이 있다면

삶 은 결코 초라하거나

허무하지 않을것이다"

그러네 삶이 살만하다는 바른 마음이 일어나는걸보니 .. .

장터에서 막 삶았다는 고동도 오천원주고 사서 빼먹었다 징하게 오지게 빠져나오는 고동. 똥까지

개운하게 졸졸히나와 학실히 묵었다

일박이일을 촬영했다는 신흥리 해수욕장은 낮이라 물이 다 들어와서 어제의 드넓은 바닷가가 아니다

들고 나고 들고 나고 바다는 끊임없이 변하고 있다

아마도 몇억년을 계속하것지. ..

진산리는 몽돌해수욕장이다.

완도 정도리만은 못하나 제법 둥근 몽돌들이 있다.


몽돌위에서 바닷물빠져가는 소리를 들으니 내 영혼도 빠져나간듯 한동안 멍하게 바다를 바라본다

바다...


보존해야지 하면서도 마지막순간 둥근 몽돌 세개를 얼른 차에 싣는 욕심보라니. ..

다시 가을에 아름다울 단풍길을 지나

도청항에 배타기위해 두시에 왔는데 자동차가 줄서있다

무려 두시간기다려 네시에 겨우 완도로 가는배를

타고 40분 갇혀서 내내 글을 쓴다


청산도.,

느림의 섬

유채와 바람과 진도아리랑이 어우러진 우리섬

그리고 옥빛바다와 정겨운 이웃이 함께하는 섬

참 좋은 쉼의 시간들이다

아름다운 시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