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1.16 월요일 자가격리 셋째날

"오른손에 일곱 별을 쥐고 일곱 황금 등잔대 사이를 거니는 이가 이렇게 말한다.
2 나는 네가 한 일과 너의 노고와 인내를 알고,
또 네가 악한 자들을 용납하지 못한다는 것을 안다.
사도가 아니면서 사도라고 자칭하는 자들을 시험하여
너는 그들이 거짓말쟁이임을 밝혀냈다.
3 너는 인내심이 있어서,
내 이름 때문에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지치는 일이 없었다.
4 그러나 너에게 나무랄 것이 있다.
너는 처음에 지녔던 사랑을 저버린 것이다.
5 그러므로 네가 어디에서 추락했는지 생각해 내어 회개하고,
처음에 하던 일들을 다시 하여라."

오늘 미사에 나온 요한묵시록 1장이다.
마음이 바늘로 쑤셔지는것같다
다이아몬드로 머리를 맞은 듯 ..

새벽에 일어나 동녁하늘에 뜬 계명성을 보며
마음속에서 울컥한 먼가가 올라온다.

사랑이 무엇인가?
나의 의지를 버리고 하느님의 의지로 방향전환이 되었던가
누가 했던 일이었던가
이런 고요한 격리를 내게 주신 그분의 의도는 무엇인가

다시 눈을 뜨고 처음에 하던 일을 다시해라.

내가 했던 행위, 내가 지녔던 느낌, 내가 했던 생각들이 모두 어디에 있는가

처음에 나는 어떤 생각이었고 지금의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내안에서 나를 움직이는 이것은 무엇인가
내가 죽어야 한다는데 죽어야 할 내가 있었기라도 했나.
창밖의 세상을 눈으로 보니 상상의 세상이 확연히 구분이 된다

내가 사랑한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단지 상상의 먼가였을까
그래서 코헬렛은 외친것일까?
허무로다,허무
그의 말대로 나의 온갖 노고로 얻어진 먹고 마시고 즐거운 것만이 하느님이 선물인것일까?

그래 그말이 실제로 리얼리티에서 따져보면 맞는 말이고 온전히 하느님께 맡기면 된다로 생각을 정리해본다.

온집안의 창문을 열고 환기시키고 식사를하고 보이차를 마시고 따뜻한 햇살을 맞이하며 무등을 바라본다.
미세먼지로 더 상스러워진 나의 무등.
그속에 살고있는 나의 이웃들, 100만의 모든 사람들이라는 보편적 평범성은 상상속의 허상이고 실제로 날마다 내가 맞이하던 많은 이웃들을 하나하나 깊이 느끼고 내 사랑을 보내본다.
진정으로 그들이 평안하고 잘먹고 마시고 즐거우기를, 하느님의 선물임을 통찰하기를...

오전내내 여기저기 전화에 카톡에 미사보다 몇번을 그만두고 시작했는지.
다행히 바이러스가 통과하지 못하는 핸드펀으로 화상진료하고 나니 점심때다.

아보카도를 자르고, 큰언니가 놓고간 고기전 한장으로 간단히 하고,
평소에 없던 낮잠을 요나처럼 자고 있는데,
자가격리자를 감독하는 북구청전화에 깬다.
문밖에 여러가지 물품을 가져놓았다고.

봉투. 체온계 등의 키트봉지,인스탄트 식품 그리고 사랑과 괸심까지 ...
감사하긴한데 주의사항읽으면서 잠시 엄청 스트레스가 온다.
모든 사물에 바이러스가 덕지덕지 붙어있는것같은 불쾌감.

그런데 실은 일상이지 않는가.
마음이라는 놈은 늘 롤러코스트로 나를 움직인다.
같이 놀지말아야지로 바로 참나가 작동되고. ..

때되니 밥을먹고 다시 코헬렛을 적고있으니 해가 지고 밤이 왔다.

늦은 밤, 후배가 i NKT세포이야기해서 또 인터넷으로 찾아보며 공부는 끝이 없구나.

세상을 날로 발전하고 말기암환자환자에게 또하나의 옵션이 생기는구나, 다만 이 모든 것이 사랑, 진정한 연민과 인류애로 실제적인 사랑의 선택이기를 바래본다.

내가 경험했던 세상의 약처럼 경제의 논리에 의해서 쓰여져선는 안되지 않는가.
물론 모든 일들은 선함의 결과라는것을 나는 굳게 믿는다.

밤이 깊어가고 나는 같은 자리에 누워 타부향 가득한 나의 폭신한 벼개를 사랑하며 다시 쉼으로 들어간다.

하느님,

깊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