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9.20

새벽에 일어나 고요히 앉았다.
경행이 없이 바로 앉는 것은 가끔 꿈속인지 의식속인지 햇갈릴 때가 있다.
고요함에 익숙해 질 즈음에 새소리가 깨운다
마음속 저안에서 나오는 소리 ...
"제나를 탁 놓아버리는 방법은?
먼저 제나가 무엇인가를 알아야하고
제나는 탐, 진, 치이며
탐,진,치를 놓는 방법은 매순간
`탐`을 알아차리고
`진`을 알아차리고
`치`를 알이차리면,
사라진다
모든 것이 사라지고 비어지면,
참나, 얼나가 드러나고
참 생명의 평화가 깃든다
제나가 사라지고, 얼나가 중심에 드러나고
니르바나(참생명의 자리)에 이른다
이것이 깨달음의 과정이다"

이런 것들이 내속에 들어오니 많이 깨끗해지고 편안해진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
중세시대의 싱할라왕조의 수도였던 플론나루와유적에 들럿다.
바라다케라는 원형불탑으로 마치 고대 그리스신전 모양으로 가드스톤과 문스톤으로 입구가 되어있고 그곳은 신성한 곳으로 반드시 신발과 모자를 벗고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
부처상들이 동서남북으로 있었는데, 모두 결가부좌에 왼손 아래 오른손을 포갠채,
천년의 침묵 속에 계셨다
대침묵!
마지막으로 갈히비라 라는 곳에 갔는데, 이곳은 자연 바위 면에 조각한, 네 개의 거대한 불상이 유명한 곳이다
열반상은 누워계시는 부처인 와상과 발가락의 모양으로 구별하는 데, 오른발가락이 더 나와있으면 열반상이라고 한다고 한다
그런데 내 마음에는 열반상보다 그 옆에서 열반하시는 부처를 바라보고 있는, 팔을 교차하고서있는 아난다의 눈길에 어린 슬픔이 더 하게 전해져온다
마치 사천여년 전에 깨달음을 얻지 못한 채, 스승의 죽음을 격어 내야 했던, 그의 인간적인 안타까움과 사랑하고 존경하는 스승을 이생에서는 볼수 없음.,
그 사랑의 부재에 대한 깊은 슬픔...
그는 스승의 마지막 말을 새기고 있으리라
"아난다야, 슬퍼하지 말아라
이 세상에 살아있는 것들은 다 변하게 마련이다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 깨달음을 얻은 것은 오직 끊임없이 노력하였기 때문이다
방일치 말고 정진 하거라"

반면에 부처는 아주 지극히 평안하게 느껴졌다
일체 유심조라 내가 아난다에 동일시하고 있다는 알아차림에 순간 내려놓는다

태양은 중천이고 이곳에서도 개들이 아주 편하게 배깔고 누워있어, 사실은 열반 중인 부처보다 더 편안하게 느껴짐은 또한 무슨 조화다냐
확실이 스리랑카는 평화로운 개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