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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숙원장의 살림토크

살림이란 살리다의 명사입니다.(생명을 살리는 이야기)
2026.7.25 토요일, 비오는 날 (샤모니ㅡ몽블랑 / 프로코피에프 피아노협주곡 3번 ,브루스 리우 피아
관리자
조회수 : 5782026.08.01 09:13
2026.7.25 토요일, 비오는 날
(샤모니ㅡ몽블랑 /  프로코피에프 피아노협주곡 3번 ,브루스 리우 피아노/ 칼 오프의 카르미나 브라나ㅡ제임스 개피건지휘)

오늘은 밤사이 진주해오는 적군들처럼 구름이 산아래서 몰려오더니 비가 온다.
바람이 이끄는 구름떼들이 비를 몰고 왔다 갔다.

오전에 샤모니에 가서 스위스쪽 몽블랑을 볼예정인데 오락 가락하는 날씨에 복장이 헷갈린다.
비가 오면 또 어떠리, 비싼 케이블카 타는 거는 가서 날씨보고 결정하기로하고
내가 그토록 가보고 싶어하던  약 1시간 20분거리의 샤모니를 찾았다.

샤모니를 생각하면, 늘 일본의 위대한 산악인 우에무라 나오미가 떠오른다.
나는 1979년 의예과시절에 우에무라 나오미의 '안나여, 저게 코츠뷰의 불빛이다' 라는 책을 감명깊게 읽은 적이있다.

 1978년,당시에는 산악도서가 구하기힘들었다.
삼복서점이나 대광서점에는 없고, 충장로 1가에 유일한 등산구 파는 바람골산장이라는 가게에 가면 산에 관한 책들이 있어, 쳐박혀 죽어있는 책들을 내가 거의 싹쓸히해서  사 죄다 읽었다.

그때 모리스 엘조그의 안나푸르나 초등기, 라인홀트 메스너의 하얀산 검은산,제7등급등등  많은 산악도서를 읽었다.

그덕에 나는 히말라야, 하얀 산의 꿈을 꾸었고 40세에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와 랑탕, 칼라파타르(5550미터, 내가 가 본중 최고봉)를 트렉킹 할 수있었다.
 꿈을 꾸면 기인 시간이 지나도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사실도 몸소 체득하였다.

이 책은 1974~1976년 우에무라 나오미가 개썰매를 이용해 북극권  약12000km를 단독 횡단한 가록인데 안나는 대장개의 이름이다.

그는  1970년 일본인 최초로 에베레스트 정상에 올랐고, 같은 해 세계 최초로 5대륙 최고봉을 모두 등정했다.
또한 1978년에는 세계 최초로 북극점에 단독 도달하는 기록을 세웠다. 
1984년 2월, 북미 최고봉  매킨리의 겨울철 단독 등정에는 성공했지만, 하산 도중 실종, 산을 사랑한 자, 산에서 산화한 등반가이자 탐험가이기도 했다.

그의 책을 읽으며 나는 그당시 도식적인 삶을 살아 온 의과대학생이라 탐험가가 직업이라고? 등산가가 직업?이라니 이해가 안되었다.

  지금이야 당연한 것이지만, 1970년에만해도 스폰서도없이 자기가 벌어 히말라야를 등반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이었겠나.
암튼 그는 겨울이면 이곳 샤모니에서 스키 강사를 해서 돈을 모아, 히말라야 에베레스트도  그리고 5대륙 최고봉도 간 사람이다.
나는 안나여,저것이 코브츠의 불빛이다를 읽으며 그 사람의 삶을 보고 경의와 감동을 느꼈다.
그리고 이런 방식의 삶도 있구나에 놀란 기억이 난다.
샤모니는 그후, 내게는 매우 특별한 곳이 되었다.

다행히 비가 그치고 우리는 샤모니에 도착하여 2525미터의 브레방트까지 케이블를 타고, 오금저리는 山을 올라갔다.
눈아래는 에스자형 구불구불 트렉킹을 위한 길이 있고, 마지막 구간의 돌 절벽에는 암벽으로 올라오는 산꾼들이 보였다. 대단한 산꾼들이다. 그들이 거두어 들이는 자일을 보니 여러 기억들이 스물거린다.
목숨줄인 자일과 산사람, 그리고 월출산 시루봉의 암벽등반, 무등산 세인봉의 앞자일렌의 풋풋한 예과시절의 산들이 주마등처럼 가슴에서 차오른다.
그때는 지나갔지만 손바닥을 빠져난 모래알의 온기로 남아 있구나.

눈을 들어보면 여기저기 행글라이더에 두명씩 한조로 하늘을 날고, 
저 멀리 몽블랑(4810미터)정상과 산군들이 아름답구나.
산정에 핀 보랏빛 야생화도 이쁘고 하늘은 그지 없이 맑다.

날씨는 늘 우리팀의 것. 하늘이 도운 탓이다.

오늘은 호사를 부려 이 산정 위의 카페에서 점심을 사먹었는데 이탈리아의 거의 두세배의 값이다.
세상에 이탈리아 마트에서 0.25유로의 탭워터가 여기서 4프랑이니 우리돈으로 8000원짜리 물500cc를 사서 먹고, 음식값도 마찮가지지만 오랫만에 외식에 물쓰듯이 써버렸다.

몽블랑정상이 구름속에서  나왔다, 삼각형에 정상을 맞추고 찍어둔다.

저 아래는 구불구불한 작은 산길을 올라오는 트렉커들이 개미떼처럼보인다.
오매, 힘들것지만 부럽기도했다.
좀더 젊을 때왔다면, 아니 내년에 한번 도전?
아서라 ...  돌로미티트렉킹때처럼 같이 가는 사람들에게 민폐되면  안되니까.
마음만의 꿈으로 돌리자.

십분만에 가볍게 하산하여 펜션으로 돌아와 쉬다 저녁 컨서트를 갔다.

도착하니 장대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첫번째 프로그램은 프로코피에프피아노협주곡 3번을 브루스 리우라는 캐나다 출신 피아니스트인데 2021년 쇼팽콩쿨우승했다.
아주 연주를 잘해서 역시 우승자답게 잘치는 아티스트였다. 
저절로 자리에서 일어나 브라보를 외쳐주었다.

음악이라는 것이 어떤 연주자가 하느냐에따라 마음을 움직이기도 아니기도한다.

예전에 구르지예프가 어린 날,아버지를 따라  아르메니아의 깊은 산속에서 매년 열리는 음악콩쿨같은 모임을 갔다.
이 콩쿨은 바위산으로 둘러싸인 야외에서 하는데, 
 우승자를 정하는 방식은 다양한 악기의 연주자들이 한 해 동안 연습한 곡들을  각기 연주를 한 후, 청중들이 서로 바위산이 울렸니를 묻고 고개저으면 안되고 바위산이 울었다고 하면 우승자가 되는 것이다.

바위산이 울린다는 것이 무슨 의미일까?

아마도 듣는 이의 마음을 울리는 공명의 소리가 아닐까?

가끔은 처음 듣는 연주이고 연주자인데도 유듀브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귀와눈을 뗄 수 없는 연주들을 경험할 때가 있다.
오늘 이 사람의연주도 딱 그 느낌이었다.

인터미션후 매우 잘생긴 지휘자 제임스 개피건과 베르비에페스티발오케스트라,  오페라가수들와 다수의 남녀 코러스, 소년합창단해서 거의 얼추 150여명은 될 것같은 사람들로 무대가 꽉  쥐고 채우더니 칼오프의 "카르미나 브라나"가 웅장하게  시작되었다.

그 유명한 '오,운명이여'가 장대하게 울려 퍼진다.

“오 운명이여, 너는 달처럼 변덕스럽구나…”
“항상 차오르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한다”
“삶은 불확실하고 흔들린다” 
“가난과 권력, 명예와 수치가 번갈아 찾아온다”
“운명의 바퀴는 계속 돌아간다”
“나는 운명의 바퀴 아래 놓여 있다”
“운명은 때로 잔인하고 변덕스럽다”
“그러나 우리는 그 운명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인간은 운명의 힘 앞에서 얼마나 작은 존재인가를 외치고 있었다.

천정에서 굵은 장대비 소나기가 지붕을 두드려 음악을 만들있고,합창단 노래는 더 웅장하게 퍼지고있다.
계속 반복되는 강렬한 주제는 무거우면서 장엄하나  너무 익숙해서인지 매우 즐겁다.

아주 특별한 경험을 하였다.

시간이 되면, 유튜브에 있는 두다멜이 지휘하는 카르미나 브라나도 추천한다.
여러분도  너무 익숙해서 금방, 아하~  이 곡이구나라고 할 것이고 피가 데워지고 심장이 뛸 것이다.

한시간을 빗소리속에, 음악속에 있다가 흡족하고 즐거운 마음이 되니 
음악이라는 것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같이 온 독수리특공대들도 매우 만족한 모습.

연주가 끝나니 비도 멈추었다.
이번 여행에 처음이자 마지막 비를 음악당안에서 음악과 함께 맞이한 것도 좋은 경험이자 즐거움이었다.

감사하고 상큼한 마음을 그대로 간직한 채  잠을 청한다.
굳 나잇!

ㅡMM. 요요마.  오,운명이여~~


https://youtu.be/dmdv17avTGk?si=CXxPJ5Z8Phm0bE0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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